희귀 책 복원 및 보존은 시간의 흐름을 되살리고, 내면의 질서를 조용히 복원하는 충만감 있는 취미입니다. 이 글에서는 낡은 책을 수선하는 기본적인 방법, 재료 선택, 그리고 보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이 행위가 주는 깊은 울림에 분명 마음이 움직일지도 모릅니다.
오래된 종이를 대하는 자세
희귀 책을 복원한다는 것은 단순히 찢어진 종이를 붙이거나, 닳은 제본을 다시 묶는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책 한 권이 품고 있는 수십 년, 때로는 수백 년의 흔적과 대화하는 섬세한 행위입니다. 오래된 책은 말하지 않지만, 그 종이의 두께와 냄새, 변색한 자국 속에는 그 시대의 온도와 습기, 손에 닿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복원의 첫걸음은 ‘응급처치’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관찰과 분석이 우선입니다. 종이의 산화 정도, 제본 방식, 잉크의 번짐, 표지의 재질 등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같은 책이라도 출판된 시대, 지역, 제본 기술에 따라 보존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책마다 ‘복원 언어’가 따로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복원에 사용되는 재료 또한 무척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합니다. 산성 없는 중성 종이, 수성 접착제, 보존용 바느질 실 등은 일반 공예와는 다른 기준을 갖습니다. 잘못된 재료를 쓰면 오히려 책을 더 빨리 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복원하는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되돌린다’가 아니라, ‘더 망가지지 않도록 지지해 준다’는 자세입니다. 이런 섬세한 접근은 생각보다 많은 정신적 평온을 안겨줍니다.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고, 손끝으로 종이의 숨결을 읽고, 조용한 공간에서 실을 꿰는 동안 세상의 소음은 자연스럽게 멀어집니다. 조용한 몰입과 잔잔한 성취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희귀 책 복원 및 보존은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특별한 취미가 될 것입니다.
수선은 곧 사유
제본이 풀어진 책을 다시 묶는 작업은 단순한 수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책의 골격’을 다시 짜는 작업입니다. 희귀 책 복원 및 보존의 핵심은 원본의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그 안의 질서를 되살리는 것입니다. 바느질로 꿰매는 손동작 하나, 풀을 바르는 양과 순서 하나까지도 그 책의 상태와 성격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은 Coptic 바인딩이나 스티치 제본입니다. 이 방식은 예전 고서들이 채택했던 방식과 유사하며, 책 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튼튼하게 고정할 수 있습니다. 바늘과 실로 직접 장정을 하다 보면, 책을 ‘만드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간격이 사라지는 듯한 감각을 얻게 됩니다. 마치 나만의 작은 출판소를 운영하는 기분이랄까요. 가끔은 ‘너무 손대지 않는 것’이 최고의 복원이 될 때도 있습니다. 어떤 손상은 그것이 생긴 그대로 남겨둘 때, 오히려 책의 역사를 더 온전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때로는 페이지 사이에 끼어 있던 낡은 편지, 손글씨 메모, 심지어는 누군가의 커피 자국 하나까지도 책의 일부가 되어버린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복원하는 사람은 스스로 묻게 됩니다. 무엇이 책이고, 무엇이 사람의 흔적인가. 이처럼 책을 수선한다는 일은, 그저 물성을 회복하는 작업이 아니라 존재와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철학적 순간이 됩니다. 기술보다는 사유, 완벽함보다는 공존을 지향하는 이 과정은 예술과 명상의 경계에서 잔잔히 빛납니다.
보관은 기억을 지키는 방식
복원된 책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존 환경을 마련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단지 책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책이라는 생명체가 잘 숨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희귀 책 복원 및 보존은 여기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습도’입니다. 책은 너무 건조하면 갈라지고, 너무 습하면 곰팡이가 피거나 종이가 들러붙게 됩니다. 40~50%의 상대 습도와 18~22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자외선도 책의 적입니다. 장기 보관을 위해서는 커튼이나 UV 차단 유리를 활용한 책장이 좋습니다. 통풍이 잘되는 공간에 책을 수직으로 보관하고, 가끔 공기를 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또한, 보존함이나 클리어 커버 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책의 외부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과한 보호는 오히려 책을 '닫힌 존재'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손이 닿는 만큼 열어두고, 보이게 배치하며, 때때로 책을 꺼내어 다시 읽는 행위 자체가 가장 좋은 보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보관은 자신의 기억과 취향을 보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읽은 책을 복원하고, 다시 읽고, 조용히 보관하는 이 일련의 과정은 삶의 리듬을 조용히 되돌리는 연습이 되기도 합니다. 책과 함께 오래 머물고 싶은 분이라면, 이 취미는 단순한 수집을 넘어 하나의 삶의 태도로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