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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문자 해독 및 연습 – 룬 문자, 수메르어, 이집트 상형문자

by 재밌는 취미생활 2025. 4. 3.

고대 문자 해독 및 연습은 수천 년 전 인간의 흔적과 대화하는 지적이자 예술적인 취미입니다. 룬 문자, 수메르어, 이집트 상형문자와 같은 고대 문자는 단순한 기호를 넘어, 신화, 권력, 감정의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 문자의 구조와 해독 방식, 쓰기 연습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고대 문자를 연구하는 학자

 

문자는 언어가 아니다

고대 문자 해독 및 연습을 시작할 때, 우리는 먼저 ‘문자는 곧 언어’라는 단순한 등식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룬 문자, 수메르어, 이집트 상형문자와 같은 고대의 글자들은 단순한 표기 체계가 아니라, 당대 문명과 존재 방식의 총합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 문자는 말보다 느리고, 뜻보다 깊으며, 읽는 사람이 ‘해석자’가 되어야만 진짜 의미를 드러냅니다. 가장 먼저 마주할 수 있는 고대 문자는 룬 문자(Futhark)입니다. 북유럽 신화와 밀접한 관련을 지닌 이 기호들은 단순한 알파벳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글자에는 신화적 상징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ᚺ(Haglaz)’는 파괴이자 재생을 상징하고, ‘ᛉ(Algiz)’는 보호를 뜻합니다. 룬 문자를 쓰고 읽는다는 것은, 결국 특정한 의미 체계를 몸으로 연습하는 행위입니다. 다음으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수메르어 설형문자(Cuneiform)입니다. 점토판 위에 쐐기 모양을 찍어 넣는 방식으로 기록된 이 문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행정 문서부터 서사시까지를 담고 있습니다. ‘읽는 것’ 자체보다도 기록 방식과 문맥 속의 사용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점 하나하나가 실제로는 경제, 종교, 천문학까지 아우르는 정보의 축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고대 문자가 이집트 상형문자(Hieroglyph)입니다. 문자 자체가 시각 예술이자 의미의 상징으로서 작동하며, 소리와 뜻,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일은 단순히 ‘무엇을 말했는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세계를 어떻게 그렸는가를 읽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이처럼 고대 문자 해독 및 연습은 언어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기록이란 무엇인가’, ‘의미는 어떻게 구조화되는가’, ‘문명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남기는가’. 이런 질문을 따라가는 시간은,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언어 감각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손으로 해독하는 세계

고대 문자 해독 및 연습은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결코 온전히 체득되지 않습니다. 손으로 써보고, 반복해서 모양을 따라 그려보며, ‘베껴 쓰기’의 감각을 통해 문자의 구조와 운용을 몸에 새겨야 합니다. 이 방식은 생각보다 깊은 몰입을 요구하며, 동시에 묘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룬 문자는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목재나 돌에 새기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고대 북유럽인들이 실제로 돌무덤이나 검 손잡이에 룬을 새겼듯, 이 문자를 따라 쓰다 보면 그 시대의 촉각적 경험을 추체험하는 느낌이 듭니다. 간단한 룬 나무판을 만들거나, 일기장에 룬 알파벳을 섞어보는 식의 활용도 추천해 드립니다. 문자 자체가 하나의 상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한 글자 한 글자 쓰는 행위가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수메르어의 경우, 설형문자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점토판을 흉내 내는 종이 연습하기도 좋지만, 실제 점토를 이용해 만들어보는 것도 권장됩니다. 쐐기 모양의 도구로 점을 찍는 반복적인 작업은 기계적인 쓰기와는 전혀 다른 감각의 쓰기로 다가옵니다. 텍스트가 아니라, 구조화된 리듬을 새기는 과정이라 해도 좋습니다. 상형문자의 연습은 좀 더 복합적입니다. 그림과 기호, 음가가 결합하여 있기 때문에, 먼저 자주 쓰이는 기호 20~30개부터 익히고, 그것을 조합해 간단한 문장을 그림처럼 재현해 보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정확한 필체’가 아니라 ‘구조를 감각 화하는 과정’입니다. 그림일기처럼 써 내려가다 보면, 언뜻 수학적인 해석처럼 보이던 문자가 어느새 풍경처럼 펼쳐집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익히는 것은 단순히 문자의 내용이 아니라, 문자를 다루는 태도입니다. 빠르게 읽고 넘기는 현대 텍스트와 달리, 고대 문자는 시간을 걸쳐 천천히 들어가야만 비로소 자기 얼굴을 보여줍니다. 이 감각은 우리 일상의 ‘읽기’ 방식에 대해서도 조용한 물음을 던지게 합니다.

 

문자라는 창

고대 문자 해독 및 연습은 외국어 공부나 퍼즐 풀이와는 결이 다릅니다. 이 취미는 과거의 의도와 흔적, 감각을 상상하고 감응하는 느린 예술입니다. 단지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시간의 리듬 안에 들어가 그들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활동은 사람을 매우 차분하게 만듭니다. 빠른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해석의 여지를 품으며, 실패조차 하나의 해석 가능성으로 존중받는 이 세계는 현대적인 학습과는 다른 정신적 자유를 제공합니다. 복잡한 사전이나 논문 없이도, 간단한 가이드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으며, 오히려 학문적 무게에서 벗어나 있을 때 더 창의적인 해석이 가능합니다. 자신만의 필기체로 룬 문자를 재구성하거나, 상형문자 연습 노트를 꾸미는 것도 좋은 시도입니다. 기록하는 손이 천천히 정리되면서, 내면의 생각과 감정도 같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책상 위엔 뜻밖의 언어로 적힌 시 한 줄이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익숙한 언어와 표현이 조금 지겹게 느껴지셨다면, 기호와 그림, 음가가 혼재된 고대 문자라는 미지의 언어를 마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 안에서 ‘읽는 기쁨’이 아니라 ‘해석하고 느끼는 기쁨’을 다시 발견하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